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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감성 충만 제1회 SSG 백일장
SSG 백일장
문학 감성 충만, 제1회 SSG 백일장

SSG 백일장이 두 달여 간의 응모 끝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공모 마감에 이어 연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
정과리 교수의 심사를 통해 수상자와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파트너들의 작품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을까요?

글 쓰는 솜씨는 훈련의 산물이다. 오래 공들여 많이 써 볼수록 좋은 글을 만들 수 있다. 동시에 글 쓰는 솜씨는 충실성의 산물이기도 하다. 글이 성찰의 도구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얼마나 정직하게 골똘히 되새겨 보았는가에 따라 글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것을 가리킨다. 많은 분들이 응모하였다. 대부분 글쓰기의 뜻을 손에 잘 새기고 있었다. 그 중에서 글에 태깔을 입혀 아름답게 가꾸는 데까지 나간 글들이 있다.

시 「성내천 벚꽃」(전용표 팀장)은 벚꽃을 통해 돌아가신 부친을 회상하고 있다.
벚꽃의 흐드러지는 모양과 쉬이 저버리는 속성이 어울려 알차게 사신
부친의 생애가 강렬한 느낌으로 복원되고 있다.

시 「바람의 마을」(장지선 바리스타)은 사물의 움직임을 섬세히 포착하고 그 인간적 의미를 길어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바람이 사람보다 깊게 발자국을 찍는 광야”와 같은 표현은 쉽게 쓸 수 없는 것이다.

산문 「파란머리」(이장우 파트너)와 「한 겨울 밤의 꿈」(조정래 총괄)은 모두
자신들이 겪었던 혹독한 성장의 사연을 아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파란머리」는 ‘파란머리’를 한 우발적인 선택으로 인해 자신에게 닥쳤던 당황스런 사건들을
스스로 견디고 이겨나가는 일을 비롯, 그 비슷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기술을 서서히 습득하는 가운데 자신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반면 「한 겨울 밤의 꿈」은 가족을 곤란 속에 몰아넣었으면서도
자신을 압박하는 부친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꼼꼼한 사실의 기록을 통해 아버지를 증오하기보다
더불어 살고 싶어했다는 속 감정을 은근히 드러냄으로써 글에
‘두 마음의 길항’이 형성하는 두께를 부여하고 있다.

「Wall of Noise」(최병욱 바리스타)는 ‘소음’에 대한 강박적 거부감을 가진
화자(話者)의 상태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 글에는 정신적 결핍 상태로 비칠 수도 있는 자신의 현상을 적극적으로 변호하고자 하는 의지와 동시에
그런 의지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상태를 오롯이 혼자 힘으로 이겨내어 타인과의 불화를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의 동작이 겹쳐져 있다.

수필 「목욕탕 명상」과 시 「휴면」 등 여러 편을 응모한 김영희 파트너는 사물을 묘사하고
그것에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수준을 넘어 사물의 형상을 얄궂게 변용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지각을 쇄신하는 한편, 그런 놀이를 즐기는 글 쓰는 이의 희열을 잘 보여준다.

이상의 심사를 통해 김영희 파트너가 ‘대상’을, 최병욱 바리스타가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우수상 네 분의 이름은 이장우, 장지선, 전용표, 조정래 파트너이다. 이 글에서 거론되지 못한 나머지 열 분에게는 장려상을 드린다. 축하의 마음을 보내며 수상을 못 한 분들에게도 글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 거듭 말하지만 좋은 글을 쓰는 능력은 타고난다기보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쉼 없이 써보는 성실함에서 나온다.

SSG 백일장이 두 달여 간의 응모 끝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공모 마감에 이어 연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 정과리 교수의 심사를 통해 수상자와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파트너들의 작품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을까요?

글 쓰는 솜씨는 훈련의 산물이다. 오래 공들여 많이 써 볼수록 좋은 글을 만들 수 있다. 동시에 글 쓰는 솜씨는 충실성의 산물이기도 하다. 글이 성찰의 도구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얼마나 정직하게 골똘히 되새겨 보았는가에 따라 글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것을 가리킨다. 많은 분들이 응모하였다. 대부분 글쓰기의 뜻을 손에 잘 새기고 있었다. 그 중에서 글에 태깔을 입혀 아름답게 가꾸는 데까지 나간 글들이 있다.

시 「성내천 벚꽃」(전용표 팀장)은 벚꽃을 통해 돌아가신 부친을 회상하고 있다. 벚꽃의 흐드러지는 모양과 쉬이 저버리는 속성이 어울려 알차게 사신 부친의 생애가 강렬한 느낌으로 복원되고 있다.

시 「바람의 마을」(장지선 바리스타)은 사물의 움직임을 섬세히 포착하고 그 인간적 의미를 길어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바람이 사람보다 깊게 발자국을 찍는 광야”와 같은 표현은 쉽게 쓸 수 없는 것이다.

산문 「파란머리」(이장우 파트너)와 「한 겨울 밤의 꿈」(조정래 총괄)은 모두 자신들이 겪었던 혹독한 성장의 사연을 아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파란머리」는 ‘파란머리’를 한 우발적인 선택으로 인해 자신에게 닥쳤던 당황스런 사건들을 스스로 견디고 이겨나가는 일을 비롯, 그 비슷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기술을 서서히 습득하는 가운데 자신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반면 「한 겨울 밤의 꿈」은 가족을 곤란 속에 몰아넣었으면서도 자신을 압박하는 부친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꼼꼼한 사실의 기록을 통해 아버지를 증오하기보다 더불어 살고 싶어했다는 속 감정을 은근히 드러냄으로써 글에 ‘두 마음의 길항’이 형성하는 두께를 부여하고 있다.

「Wall of Noise」(최병욱 바리스타)는 ‘소음’에 대한 강박적 거부감을 가진 화자(話者)의 상태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 글에는 정신적 결핍 상태로 비칠 수도 있는 자신의 현상을 적극적으로 변호하고자 하는 의지와 동시에 그런 의지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상태를 오롯이 혼자 힘으로 이겨내어 타인과의 불화를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의 동작이 겹쳐져 있다.

수필 「목욕탕 명상」과 시 「휴면」 등 여러 편을 응모한 김영희 파트너는 사물을 묘사하고 그것에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수준을 넘어 사물의 형상을 얄궂게 변용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지각을 쇄신하는 한편, 그런 놀이를 즐기는 글 쓰는 이의 희열을 잘 보여준다.

이상의 심사를 통해 김영희 파트너가 ‘대상’을, 최병욱 바리스타가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우수상 네 분의 이름은 이장우, 장지선, 전용표, 조정래 파트너이다. 이 글에서 거론되지 못한 나머지 열 분에게는 장려상을 드린다. 축하의 마음을 보내며 수상을 못 한 분들에게도 글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 거듭 말하지만 좋은 글을 쓰는 능력은 타고난다기보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쉼 없이 써보는 성실함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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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고전
장미의 이름
박경진

지난해 악마 들린 여학생을 구하기 위한 두 사제의 싸움을 다룬 <검은 사제들>이란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훤칠하고 수려한 배우 덕분에 사제복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는데요, 영화 <검은 사제들>처럼 두 사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유명한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움베르토 에코의 대표작 <장미의 이름>입니다. 젊은 수련사인 아드소와 그의 사부인 윌리엄 수도사는 중세 유럽의 한 수도원을 배경으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인간에게 깃든 맹신이라는 이름의 악마와 싸움을 벌입니다.




명탐정 윌리엄 수도사


소설을 읽다 보면 윌리엄 수도사의 박식함과 통찰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윌리엄 수도사의 능력은 살인 사건의 무대인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으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발휘되는데요, 사소한 힌트들만 가지고 수도원에서 사라진 말의 특징과 이름까지 맞추는 윌리엄 수도사를 보면 마치 명탐정 셜록 홈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수도원의 원장은 믿음직스러운 윌리엄 수도사에게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달라고 부탁하지요.


윌리엄 신부와 아드소는 연이어 벌어지는 수도사들의 죽음을 분석하며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집니다. 그들은 동서고금의 방대한 지식들을 갖추고 있는 수도원의 장서관이 살인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암호를 풀어내어 장서관에 숨겨진 밀실을 찾아냅니다.



웃음이 죄라고?


수도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연쇄살인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권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소실되었거나 아예 쓰이지도 않았다고 여겨지는 전설 속의 책입니다. 비극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웃음과 슬픔에 대해 쓰겠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희극의 의미를 다룬 책도 존재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지요.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시학 2권의 필사본이 중세 한 수도원의 장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장서관의 전직 사서였던 늙은 수도사 호르헤는 이 책을 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책은 하나같이 기독교가 수세기에 걸쳐 축적했던 지식의 일부를 먹어 들어갔소. … 이 서책이 공공연한 해석의 대상이 되는 날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어 놓으신 마지막 경계를 기어이 넘게 되고 말 것이오.


당시 신학자들은 신앙은 근엄해야 하고, 사람들은 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고 믿으며 웃음을 멀리했습니다. 웃음이 두려움을 없애고 경박한 재치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했거든요. 호르헤는 한 발 더 나아가 웃음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은 죄악이라고 믿었고, 이를 자유롭게 해석하는 행위는 하느님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시학 2권의 필사본에 독을 발라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을 살해한 것이지요.



맹목적인 신념의 위험성



장서관의 밀실에서 마주한 범인 호르헤와 윌리엄 수도사는 ‘웃음’에 대한 격렬한 토론을 이어갑니다. 두 사람은 여러 성현의 말씀과 서책을 근거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습니다. 윌리엄 수도사는 호르헤의 발언에 하나하나 반론을 제기하지만 대화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그립니다. 대화를 나눌수록 자칫 그럴듯해 보이는 호르헤의 이야기는 살인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며, 그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집니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조차 신의 뜻이라고 여기는 호르헤에게 윌리엄 수도사는 “악마는 바로 당신”이라며 소리칩니다.


수많은 책을 읽고 깊은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있던 호르헤는 왜 악마가 되었을까요? 윌리엄 수도사는 ‘영혼의 교만,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가 바로 악마라고 말합니다. 호르헤는 스스로 신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맹목적인 신념이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지요.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여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의 할 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진리를 비웃게 하고, 진리로 하여금 웃게 하는 것일 듯하구나.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아야 할 궁극적인 진리가 아니겠느냐?


불바다로 변한 수도원을 바라보며 윌리엄 신부가 아드소에게 한 말입니다. 호르헤가 가졌던 맹목적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제시하고 있지요. 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끊임없이 비판하며 의심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어떤 사실에 대하여 전혀 모를 때보다는 조금은 알고 있는 경우에 또 다른 이론이나 생각을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기도 하고요.


윌리엄 수도사의 조언처럼 진리를 추구하고 진정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 웃음의 힘을 빌려 보면 어떨까요? ‘내가 아는 것이 틀릴 수도 있지.’라고 웃어 넘겨보고, ‘이런 것도 있었구나!’라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며 행복한 미소도 지어 보면서 말이에요.



움베르트 에코는?


2016년 2월 19일 타계한 움베르토 에코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손꼽힙니다. 기호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소설가 등 매우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그는 방대한 학문에 족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9개 국어에 능통한 언어의 천재이기도 했어요. 이 시대의 르네상스맨이라고 불릴 만하지요.


그의 소설은 주석이 많고 다양한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지만, 잘 짜여진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 자료로서의 가치, 움베르토 에코라는 20세기 지성이 남긴 철학적 가치가 고루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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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한상남이 추천하는 ‘책장 속 고전'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 《키다리 아저씨》
한상남


동화작가 한상남이 추천하는 ‘책장 속 고전’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 《키다리 아저씨》


미국의 여류 작가,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는 편지글로 구성된 몇 안 되는 고전 중의 하나입니다. 주인공 제루샤 애벗의 고아원 생활을 그린 맨 앞의 짧은 첫 장을 제외한 모든 내용이 단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장에서는 그녀가 얼마나 힘든 고아원 생활을 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밝고 성실한 성격을 지녔는지, 또 얼마나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 힘든 생활 속에서 웃음을 찾아내는지를 보여주는데요. 그런 그녀에게 마침내 그녀에게 행운이 찾아오게 됩니다.


 



단 한 사람에게 보내는 소녀의 편지





제루샤 애벗은 신분을 밝히지 않은 후원자로부터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후원의 단 한 가지 조건은 한 달에 한 번씩 그녀의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서 편지를 보내라는 것. 그녀가 자신의 후원자에게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원장실에 가는 길에 복도에서 잠깐 본 그의 뒷모습이 전부입니다. 마침 다가오는 자동차 불빛 때문에 팔다리가 우스꽝스러울 만큼 긴 그의 그림자가 바닥과 복도 벽에 깔리는데, 그 때문에 ‘키다리 아저씨’라는 친근한 별명이 생깁니다. 


첫 번째 편지는 대학의 기숙사에 도착하면서 시작됩니다. 제루샤는 자기가 고아원 출신이라는 것을 친구들에게 숨기고 생활하지만, 고아원 밖에서 맞게 되는 수많은 새로운 경험들 앞에서 때로는 당황하고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즐거워합니다. 그 모든 경험과 느낌을 생생하게 편지에 담아 보내는 이 수다쟁이 아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저씨께선 한 달에 한 번만 편지하라고 하셨지만, 저는 사흘이 멀다 하고 쓰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혼자만 간직하는 게 너무 아까워서 그렇답니다.…


…그런데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이런 일은 처음이야’라고 말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어요. 재빨리 겨우 수습을 했어요. 마음속에 숨기는 게 있다는 건 참 괴로운 일이에요. 게다가 저는 성격상 비밀을 갖는 게 힘들어요. 이렇게 편지를 드릴 아저씨마저 안 계셨다면 제 가슴은 이미 폭발해 버렸을 거예요…





역경을 극복하는 씩씩한 여주인공의 매력

그녀는 할머니가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느닷없이 키다리 아저씨에게 잠시 동안만 자기 할머니가 되어 달라는 깜찍한 요청을 하는가 하면, 너무 행복해서 앞으로 아름다운 성격을 길러갈 거라는 소녀다운 다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그녀지만, 때때로 고아원에 있을 때의 기억, 그 상처를 떠올려서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도 합니다.  


…구호품 상자에서 꺼낸 옷을 입고 학교에 갈 때의 제 기분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아저씨는 상상하지 못할 거예요. 제 짝이 그 구호품 상자에 옷을 넣은 아이였나 봐요. 그 아이는 다른 애들이랑 소곤대며 키득거렸어요. 라이벌이 버린 옷을 입어야 하는 비참함은 영혼을 갉아먹을 정도이지요. 평생 실크 스타킹을 신는다 해도 그 상처는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제가 어린 시절에 겪은 부끄러운 사건을 알고 계시나요? 쿠키를 훔쳤다고 벌을 받고서 고아원을 도망친 사건인데요…. 식품 저장고에서 굶주린 아홉 살짜리 여자애에게 혼자서 나이프를 닦게 한 거예요. 옆에 쿠키 그릇이 있었고요. 원장이 불쑥 들어왔을 때, 그 여자애의 입가에 과자가루가 조금 묻어 있을 만도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원장은 아이의 팔을 낚아채고 뺨을 때렸어요. 게다가 저녁 식사 때는 다른 아이들 앞에서 푸딩을 못 먹게 하며 도둑질을 한 벌이라고 말했으니 아이가 달아날 만하지 않나요?…  


그녀는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자기 이름을 ‘주디’로 바꾸기도 하고, 새로 장만한 예쁜 옷이며 장갑이며 모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시콜콜 늘어놓으면서 그 또래의 아가씨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성장





하지만 대학 4년, 그 신선하고도 진지한 탐구의 시간은 그녀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고, 어느덧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갖게 해줍니다. 그것은 어쩌면 ‘키다리 아저씨’가 세상에 태어난 지 100년이 넘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더 절실한 삶의 철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삶을 마치 경주라고 생각하는 듯해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려고 헉헉거리며 달리는 동안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는 모두 놓치고 마는 거예요. 그리고 경주가 끝날 때쯤엔 이미 자기가 너무 늙었다는 것,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 작품이 독자를 즐겁게 하는 또 한 가지는 유쾌한 해피엔딩입니다. 한 소녀의 꿈을 이루어 주고, 그 성장을 곁에서 지켜봐 준 키다리 아저씨는 주디의 상상과는 달리 젊은 청년인데요. 그는 4년의 대학생활 동안 우연을 가장해서 몇 차례 주디와 만납니다. 그리고 마침내 키다리 아저씨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 주디의 마지막 편지는 이렇게 끝납니다.


…평생 처음 써보는 연애편지예요. 제가 연애편지 쓰는 법을 알고 있다니, 재미있지 않으세요? … 


 



  

함께 읽으면 좋은 서간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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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속 백화점
근대 자유와 낭만의 상징 (2편)
상업사박물관
#상업사박물관


지난 시간 1편을 통해 근대 문학 속 백화점을 만나보았는데요, 이를 통해 백화점은 근대 유통 산업의 중심, 모던보이와 신여성 사이의 낭만, 자유를 향한 비상의 공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근대의 우리에게 백화점은 또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요? 우리 근대문학 세 편을 더 살펴보며 일상에서 백화점이 어떠한 의미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는지 그 변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이효석, 모던보이의 일상을 묘사하다 (1938년)


“난로는 새빨갛게 타야 하고, 화로의 숯불은 이글이글 피어야 하고 주전자의 물은 펄펄 끓어야 한다. 백화점 아래층에서 커피의 알을 찧어 가지고는 그대로 가방 속에 넣어 가지고, 전차 속에서 진한 향기를 맡으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는 내 모양을 어린애답다고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즐기면서 이것이 생활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싸늘한 넓은 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그제까지 생각하는 것이 생활의 생각이다…”

-이효석, ‘낙엽을 태우면서’ 中




지난 시간 이효석의 작품 ‘수난’을 소개했는데요. 그가 1938년 12월 『조선문학독본』에 발표한 <낙엽을 태우면서>의 한 구절에서 백화점이라는 새로운 문물이 어떻게 일상인들에게 비쳐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효석은 경성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모던보이였죠. 빵과 버터, 커피, 모차르트와 쇼팽의 연주곡, 프랑스 영화를 즐기던 그는 서양 화초가 가득한 붉은 벽돌집에서 생활했습니다. 이 벽돌집에 사는 동안 그는 평양의 숭실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욕실과 지하실이 있고, 거실에는 피아노가, 방에는 침대가 놓인 산장 같은 집이었죠. 이효석은 당시 1935년 12월에 개관한 화신 평양지점에서 커피를 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채만식, 근대를 만나는 상징적 공간을 그리다 (1938년)



|백화점 옥상공원 전경



기자로 일하던 채만식이 기자직을 버리고 발표한 중편소설 『태평천하』와 장편 『탁류』는 그의 대표작입니다. 그중 『태평천하』는 역설적인 풍자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소설 속 등장하는 속물적인 만석꾼 부자 윤직원 영감은 그의 애첩 열다섯 살 기녀 춘심이와 혼마치의 진고개(현재 충무로) 번화가를 오가며 이런 수작을 나눕니다.



“저어 참, 영감님?” “왜야?” “우리 저기 미쓰꼬시 가서, 난찌(런치) 먹구 가요?”

“난찌? 난찌란 건 또 무어다냐.”

“난찌라구, 서양 즘심(점심) 말이에요.”

“서양 즘심?”

”내애, 퍽 맛이 있어요!”

“아서라! 그놈의 서양밥, 말두 내지 마라!”

“왜요?”

“내가 그년의 것이 좋다구 히여서, 그놈의 디 무어라더냐 허넌 디를 가서, 한번 사먹다가 돈만 내버리구 죽을 뻔히였다!”

“하하하, 어떡허다가?”

“아, 그놈의 것 꼭 소시랑을 피여 논 것치름 생긴 것을 주먼서 밥을 먹으라넌구나! 허 참…….” 

-채만식, ‘태평천하’ 中



이 대목을 통해 무엇을 느끼셨나요? 당시의 백화점은 일반 백성이 근대를 눈과 손으로 느끼는 생생한 현장이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진오, 변화하는 근대 여성의 일상을 서술하다 (1939년)

 


유진오의 『화상보』는 1939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입니다. 작품의 주인공인 시영의 누이인 보순은 당시 여학교를 졸업한 후에 백화점에 취직하게 되죠. 당시 백화점 종업원의 7할은 일본인, 3할은 조선인이었습니다. 보일러공, 전기공 등 일부 기술직을 제외하고 조선인 종업원의 대부분은 청소부나 배달부 등 하층 잡부로 일했다고 해요, 하지만 소설 속 보순은 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판매사원으로 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누이 보순은 여학교를 졸업한 후 삼월백화점 점원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취직을 하는 것 보다 시집을 가라고 시영은 말했으나 「여태 오빠 장등이에 매달려 공부를 해왔으니까 인제 나두 좀 오빠 힘을 도아 들여야지 안허요」 그것도 그것이어니와 여학교를 졸업했다고 바로 시집을 가라는 것도 너무 젊은 처녀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어서 시영은 보순이가 하는대로 내버려둔 것이다”

-유진오, ‘화상보’ 中



흥미로운 변화 아닌가요? 새로운 문물의 상징이던 백화점이 이제 일상속 공간이 되어 가는 변화가 느껴지는데요, 문화작품 속의 백화점 3편을 통해 현대의 백화점을 만나볼까 합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백화점과 가장 가까운 시각일 텐데요, 여러분이 바라보는 백화점과 문학의 시선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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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속 백화점
근대 자유와 낭만의 상징 (1편)
상업사박물관
#상업사박물관


문학 작품의 공간은 그 시대를 담는 세계로 이야기됩니다. 때로는 작품 속 인물의 성격을 대변하기도 하죠. 1930년 10월 24일 우리나라 최초의 미스코시 백화점 경성점. 일제시대에 등장한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당시 생활사적 면에서 일대 전환점이 될 만큼 새로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만큼 당시 문학작품의 좋은 소재가 된 곳인데요, 우리 민족에게 있어 격변의 시기인 20세기 초의 문학에서는 백화점을 어떻게 그리고 있었을까요? 오늘부터 3편에 걸쳐 우리 근대 문학 속 백화점을 모습을 시대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서춘(徐椿), 미스코시 백화점의 유통혁명을 논하다 (1931년)


“상업을 하더라도 가령 미스코시 같은 데를 가보십시오. 그 사람들은 많은 돈을 들여서 상품을 여러 가지로 또 많이 사다 놓고 팝니다. 그러니 상품 한 두 가지나 조금씩 내놓고 파는 상점보다 손님이 많이 옵니다. 또 파는 물건뿐 아니라 설비에도 많은 돈을 들였습니다.”

-서춘, ‘조선사람 빈궁의 실지적 7대 원인’ 中


서춘은 일제와 운명을 같이한 경제평론가입니다. 그는 1931년 4월 발간한 잡지 『혜성(彗星)』에 ‘조선사람 빈궁의 실지적 7대 원인’이라는 글을 게재하였죠. 이 글에는 미스코시 백화점이 일으킨 유통 혁명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국내 최초 백화점인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 전경 칼라엽서


미스코시 백화점은 전근대적인 상품판매 방식의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진열장 판매, 정찰제 및 자유관람제, 철저한 교환환불제, 다량 구매에 따른 가격 책정, 갤러리와 옥상공원 운영 등을 시행하죠. 이렇게 미스코시 백화점이란 이름은 우리 근대 유통사뿐 아니라 식민지 일제기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문화와 근대 인식을 뒤바꾼 전환기적인 상징어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이효석, 근대의 낭만을 표현하다(1934년)


“검은 빛깔에 붉은 줄이 은은히 섞인 사치하면서도 결코 속되지 않은, 몸에 조화되고 취미에 맞는 넥타이”

-이효석, ‘수난’ 中


우리나라 대표적 단편소설 작가 이효석은 우리 근대의 작가이자, 언론인, 수필가, 시인입니다. 그의 작품 『수난』(1934년)에서도 백화점은 중요한 배경이죠. 여자 주인공이 백화점에서 넥타이를 골라주자 남자 주인공은 그녀의 예민한 미적 감각과 세련된 안목을 칭찬합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넥타이라는 근대 문물을 통해 모던 보이와 신여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 3층에 위치한 넥타이(네쿠다이라 표기) 코너





이상, 근원을 향한 자유를 담다 (1936년)


“나는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스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 온 스물 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날개’ 中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 옥상에서 본 충무로, 좌측에는 한국은행, 정면에는 구 상업은행 본점, 우측에는 중앙우체국이 보인다.


박제된 천재라 불리는 이상. 그의 수많은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날개』 후반부에 등장하는 독백이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일상에서 외출과 귀환, 자유와 억압의 수평적 왕복 운동을 계속하죠. 그러다 집으로의 귀환을 접고 미스코시 백화점 옥상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억압적인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미스코시 백화점의 옥상은 본질을 추구하는 자유와 해방의 세계를 향한 비상 의지가 담긴 공간인 것이죠.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 옥상 및 전망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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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향기, 여유에 빠지다
Fallin’ London 패키지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조선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10월1일(목)부터 11월22일(일)까지 낙엽과 낭만의 계절, 가을을 맞아 커플을 위한 ‘런던에 빠지다(Fallin’ London)’ 패키지를 선보입니다. 이그제큐티브와 스위트 총 2가지 타이프로 구성되었으며 가격은 31만원부터입니다 (세금 봉사료 별도).

 

가을 하면 떠오르는 트렌치 코트와 머플러 그리고 향기로운 차와 책 한 권. 영국은 가을이란 계절과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이번 패키지를 기획한 주형호 지배인은 “이번 폴인 런던(Fallin’ London) 패키지는 런던의 가을이란 의미의 ‘Fall in London’과 ‘런던에 빠지다’란 의미의 ‘Falling in London’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폴인 런던 패키지는 가을과 영국의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패키지다.”라고 밝혔습니다.

 

폴인 런던 패키지는 영국의 문학, 향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폴인 런던 이그제큐티브 선택 시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도서 1권과, 1973년 런던 세인트 몰튼에서 시작한 프리미엄 퍼퓸 코스메틱 ‘몰튼 브라운’의 진저 릴리 바디 워시가 선물로 제공됩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의 조식, 애프터눈 스낵, 칵테일 아워와 사우나도 포함됩니다.

 

폴인 런던 스위트는 주니어 스위트룸 1박과 함께 영국 황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 알버트”의 찻잔 세트가 추가로 제공됩니다. 로얄 알버트는 영국 황실에서 직접 하사 받은 ‘로얄’이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118년 전통의 도자기로 우아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조식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혹은 아리아 중 선택 가능하며 스위트룸 고객만을 위한 웨스틴조선 로얄 클럽 라운지(WRC) 내 VIP 체크인 및 다과 서비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