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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스타필드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공개 강연 진행 

베르나르 베르베르, 별마당 도서관에 온다
 
#신세계프라퍼티


「개미」, 「신」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스타필드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6월 6일 (목) 스타필드 코엑스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초청 강연을 연다고 밝혔다.


오후 7시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되는 이번 강연에서 베르베르는 ‘상상력과 소통’을 주제로 독자들과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교감할 계획이다.


신작 「죽음」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방한한 베르베르는 공식 기자 회견 후 첫 독자들과의 만남의 장소로 ‘별마당 도서관’을 선택했다.


이번 강연은 별마당 도서관 개관 2주년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베르나르의 방한 소식을 접한 신세계프라퍼티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신세계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5월, 「제3인류」 6권 출간 기념으로 방한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신세계 그룹 공식 블로그인 ‘SSG 블로그’와 인터뷰를 갖고, ‘영감의 원천’이라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두 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베르베르는 「제3인류」 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그에 있어 한국이라는 나라의 의미, 그리고 상상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당시 인터뷰 동영상은 신세계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 ‘SSG PLAY’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YZ4aybnFtpM)


여주은 신세계프라퍼티 마케팅 상무는 “지난 2년간 구글X의 모 가댓 혁신총괄대표,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스타필드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을 찾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별마당 도서관이 짧은 시간 안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별마당 도서관은 개관 2주년 맞아 6월 한 달간 다양한 강연과 공연을 펼친다.


매주 금요일에는 연극인 손숙 (6월 7일), 소설가 공지영 (14일), 유홍준 교수 (21일), 건축가 유현준 교수 (28일)가 나와 명사 초청 강연을 펼친다.


토요일에는 음악 공연이 이어진다.


8일에는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가 도서관 콘서트를 열고, 15일에는 마제스틱 청소년오케스트라의 공연이, 22일에는 R&B 보컬그룹 ‘소울스타’의 공연이 이어진다.



2019.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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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의 문화이야기
사진이야? 그림이야?
김 석
#김석기자



뭔가 말을 꺼내려는 걸까요?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당장이라도 무슨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만 같습니다. 조금은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는 저 앳된 모습의 여인은 지금, 바로 당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일단 마주치면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강렬함이 한 줄기 빛처럼 보는 이의 마음을 파고들지요. 도대체 저 여인에게는 어떤 내밀한 사연이 감춰져 있는 걸까요.



섬광처럼 다가온 이 여인의 얼굴을 처음 대면했을 때 저는 무척 놀랐습니다. 그림입니다. 사진이 아니었어요. 직접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몹시도 안타까울 만큼 그 생생한 사실감이 화폭 전체를 휘감아 돌지요. 화가의 작업실 한쪽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던 그 얼굴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더 놀라운 모습으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진 같은 그림을 사진으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에요.




여인의 상반신을 그린 작품의 옷 주름과 머리 부분을 따로 확대해 보면 한 마디로 입이 딱 벌어지고 맙니다. 세상에나, 도대체 이걸 어떻게 그렸을까요. 더 놀라운 건 이 그림이 수채화라는 사실입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 갈만큼 극도의 사실감을 살린 이런 유형의 그림들을 흔히 극사실주의 회화라고 부르는데요. 이 부류의 그림을 그동안 꽤 많이 보았어도 수채 물감으로 저토록 정밀한 세계를 그려낼 수 있다는 데는 그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림을 그린 이는 윤위동. 30대의 젊은 서양화가입니다. 이미 20대 시절부터 극사실주의 기법의 인물화에서 출중한 재능을 선보여온 터라 윤위동의 작품 세계는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제법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채 물감으로 소묘를 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한 게 계기가 돼서 지금까지 줄곧 수채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토록 생생한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붓질이 필요했을까요.




화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좋은 척도의 하나는 사람의 손발을 얼마나 잘 그리느냐 하는 겁니다. 보통 사람을 그릴 때는 얼굴 묘사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게 손과 발이라고 해요. 정확한 비례와 균형, 위치와 자세는 물론 동작까지도 조금만 계산이 어긋나면 굉장히 어색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윤위동 작가의 초창기 작품들 중에는 유독 손과 발을 정밀하게 묘사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 도저한 사실감에선 섬뜩함마저 느껴지지요.


모든 예술가가 대체로 마찬가지겠지만 화가들도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섭니다. 계속 똑같은 그림만 그릴 순 없으니까요. 남의 입맛에 맞는 그림만 계속 그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화가로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진정한 나의 세계를 찾아가는 고통스러운 모험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윤위동 작가가 3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작품들을 선보였지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모래’입니다.



(좌) 윤위동, <Glory1>, 모래 위에 아크릴 채색, 130×160cm, 2016

(우) 윤위동, <Glory2>, 모래 위에 아크릴 채색, 80×240cm, 2017


왼쪽 그림을 자세히 볼까요. 캔버스에 진짜 모래를 발라 붙인 뒤에 화면 가운데 아래부터 돌들이 점점 커지다가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각각의 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다이아몬드의 휘황한 광채와 그림자까지 정교한 솜씨는 여전하지요. 다만, 모래라는 재료의 특성 때문에 수채 물감 대신 채색이 쉽고 잘 마르는 아크릴 물감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작은 모래 알갱이가 커지고 커져서 끝내는 아름다운 보석으로 완성되어가는 그 자취에다가 작가는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예술 세계 또한 그렇게 한껏 무르익어 찬란하게 꽃피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겨 있겠지요. 낱낱의 존재들은 모두 흔적을 남기게 마련. 그래서 오른쪽 그림은 모래라는 세상 위에 돌들이 지나간 자취가 일정한 간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완성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좌) 윤위동, <자취 3>, 장지 위에 수채, 116×64cm, 2016

(우) 윤위동, <추종1>, 장지 위에 수채, 색연필, 2016


윤위동 작가의 또 다른 변화를 보여주는 곤충 그림들입니다. 이번에 새로 발표한 신작들인데요.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것처럼 생생하지요. 화가의 뛰어난 관찰력과 표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들입니다. 장지에 수채화로 그리는 특유의 기법은 여전하지만, 주로 인물 묘사에 집중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졌지요. 화가는 이 유형의 그림에 하나같이 ‘자취’나 ‘추종’이란 제목을 붙여 놓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왼쪽 그림이 화면 오른쪽의 희미한 존재가 차츰 또렷해지면서 개미라는 한 개체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오른쪽 작품은 대장격인 개미 뒤로 수많은 작은 개미가 따르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두 개미를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은 물방울들이 알알이 맺혀 있는 걸 볼 수 있거든요. 화가는 결국 이런 과정들, 흔적들을 통해서 순환하는 자연의 질서와 섭리, 더 나아가 한 생에서 다른 생으로 끈끈하게 이어지는 윤회의 철학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화가의 이런 깊은 뜻을 알고 나면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밖에요.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일단 그 외형의 화려함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지요. 하지만 사람도 겉모습만 잘생기고 예쁘다 해서 다가 아니듯, 화가들이 별 의미도 없이 자기 그림 솜씨 뽐내보려고 극사실주의 그림에 몰두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예술가로서 삶의 진실에 한 발이라도 더 다가가려는 것이지요. 그래서 팔이 빠지도록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이고요.



디에고 코이 <반사>, 종이에 연필


사전을 찾아보면 극사실주의(hyperrealism)를 “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고 사진처럼 극명한 사실주의적 화면 구성을 추구하는 예술양식”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팝 아트(Pop Art)의 강력한 영향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지극히 미국적인 리얼리즘의 한 흐름으로 여겨지지요. 슈퍼리얼리즘(superrealism), 포토리얼리즘(photorealism), 래디컬리얼리즘(radicalrealism) 등등 부르는 용어도 꽤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유행이 생겨난 걸까요? 당시 미국 미술의 주류는 추상미술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아무리 추상미술이 대단하다 해도 대중에겐 사실 잘 와 닿지 않았지요. 도대체 뭘 그린 건지 도통 모르겠으니 말이에요. 그런 추상미술이 미술 권력의 정점에서 장기 집권 체제를 이어가자 반기를 든 화가들이 등장합니다. 화가들이여! 다시 붓을 들라! 거칠게 말씀드리면 극사실주의는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겁니다.



페드로 캄포스, <Hot Day III>, 캔버스에 유채, 120×170cm


사진 같다! 사진보다 더 실감 난다! 똑같다! 극사실주의 그림을 본 사람들이 보이는 흔한 반응입니다. 한 마디로 잘 그렸다는 거지요. 똑같이 그릴 수 있는 화가의 수고와 능력에 감탄하는 겁니다. 자타공인 누구나 잘 그렸다고 고개를 끄덕인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극사실주의 그림은 사진과 곧잘 비교됩니다. 사진이야 카메라 셔터만 눌러도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그걸 그림으로 그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나 그릴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극사실주의가 등장한 과정도 비슷합니다. 1970년대 우리 미술계를 주름 잡은 건 최근 한껏 몸값이 뛰고 있는 ‘단색화’로 대변되는 추상미술이었지요. 여기에 대한 반성으로 1980년대에 싹을 틔운 사실주의 미술의 흐름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극사실주의였던 겁니다. 그 뒤로 별 뚜렷한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2000년대 중반 미술시장의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다시 무대 전면에 나서게 됩니다.



김창영 <Sand Play>


모래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영 화백의 작품입니다. 캔버스에 모래를 얇게 바른 뒤에 붓으로 세밀하게 다시 그려서 완성한 건데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화백은 이른바 ‘모래 회화’라는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하며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지요. 부산에서 살았던 1970년대 후반에 바닷가 모래밭에서 영감을 얻어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니 모래만 그린 세월이 어느덧 40년을 헤아립니다.


화가는 모래 위의 흔적들이 쉴 새 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모습에서 ‘존재의 생성과 소멸’을 보았다고 해요. 그저 모래밭을 실감나게 그렸구나,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모래를 캔버스에 얹고 그 위에 다시 물감을 발라 진짜와 가짜, 현실과 가상의 차이가 뭔지를 생각하게 만들지요. 그저 똑같이만 그린 건 아니란 뜻입니다. 바로 여기에 극사실주의 회화의 존재 이유가 있는 거고요.



이목을, <空1017>, 판넬에 유채, 2010년경 (이미지 출처: 아트뮤제)


극사실주의가 대중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화가의 노고입니다. 지독할 정도의 끈기와 집착, 정성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지요. 완벽에 가까운 화가의 손재주에 감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겁니다. 물론 초창기에는 영혼은 없이 기교만 앞세운 그림이란 비난도 적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손으로 그린다는 그 행위 때문에 도리어 극사실주의 회화가 보여주는 아날로그적 가치는 더 돋보입니다.


반면 그걸 그려내는 화가에겐 고통입니다. 위에 소개하는 그림은 ‘대추 화가’로 유명한 이목을 화백의 작품이에요. 마치 화면에서 대추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은 생생한 사실감 덕분에 이목을 화백의 작품들은 한동안 굉장히 귀하신 몸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화가에겐 그게 그만 독이 되고 말았지요. 갈수록 나빠지는 시력을 되찾을 길이 없었으니까요. 터럭 한 올까지 현미경 보듯 정교하게 그려야 했으니 직업병에 시달렸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왼쪽부터) 김대연 , 정창기 , 이창효 , 윤병락 


실제처럼 생생한 그림 앞에 서면 누구나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촉각을 자극한다는 바로 그 점이야말로 극사실주의 회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이목을 화백의 대추 그림도 그렇지만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주특기가 있습니다. 남들은 그리지 않는 걸 찾아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거지요. 우리나라에도 독보적인 개성을 지닌 극사실주의 화가들이 꽤 많습니다. 


위에서 맨 왼쪽은 김대연 화백의 포도 그림입니다. 포도를 얼마나 많이 그렸으면 ‘포도 그림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에요. 저걸 그렸어 하는 반응이 절로 나오지요. 극사실주의 화가들 중에는 이렇게 정물, 특히 과일을 주로 그리는 화가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딸기와 자두 그림으로 유명세를 얻은 정창기, 역시 자두를 많이 그린 이창효, 사과 그림의 윤병락 등은 지속적으로 과일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그려온 화가들입니다.



(왼쪽부터) 박종경 , 김영성 , 남학호 , 류재현 


동식물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들은 꽤 많습니다. 이광호는 선인장 종류의 식물을, 박종경은 콩을 화폭에 가득 채워 넣습니다. 김영성은 어항 속 금붕어나 달팽이, 개구리, 곤충 따위를, 박정빈은 잉어를 즐겨 그리지요. 그런가 하면 자연 자체로 시선을 돌려 자갈밭 풍경에 초점을 맞춘 남학호나 숲 자체를 묘사의 대상으로 삼은 류재현의 그림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극사실주의의 정체성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지요.



(왼쪽부터) 안성하 , 고영훈 , 설경철 作, 이석주 , 배주 


그런가 하면 움직이지 않는 사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끌어들이기도 하는데요. 유용상과 안성하는 유리잔에 무언가를 담은 형상을 주로 선보이고 있지요. 책 그림 하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고영훈, 설경철의 그림도 책 좋아하는 분들의 취향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다른 시점을 보여주는 이석주의 그림도 책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장난감 레고만 집중적으로 그린 덕분에 한때 ‘레고 작가’로 불렸던 배주라는 화가도 빼놓을 수 없지요.



강형구, <자화상>, 캔버스에 유채, 259×193.5cm, 1999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극사실주의 회화의 본령은 인물 초상이 아닐까요. 극사실주의 인물화 분야에서는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우리 화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이 바로 강형구 작가에요. 200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화상과 우리 시대의 우상들을 화폭에 그려왔지요.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을 다르게 그림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사유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중원 


최근 해외에서 대단한 호평을 받은 젊은 극사실주의 화가 정중원의 작품 역시 놀라움을 줍니다. 이 작품을 본 해외 언론이 실제 사진과 그림을 비교해서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사실 저는 전혀 구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 정도로 실제처럼 묘사하는 재주가 뛰어나 해외에도 활발하게 작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인물화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화가들로 이상원, 강강훈, 한영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상원 , 강강훈 , 한영욱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아마도 모든 예술에 통용되는 말일 겁니다. 사진 같아서, 실제보다 더 실제 같아서 놀라움을 주는 극사실주의 회화는 무엇보다 어렵지 않아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니까요. 하지만 화가에 따라, 소재에 따라 거기에 담긴 의미와 정신은 천차만별이지요. 화가들이 수백, 수천만 번의 붓질을 마다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완성된 작품은 그래서 하나의 작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그 속엔 생생한 우리네 삶이 숨 쉬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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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문학
제3인류 편

제 3인류를 통해 배우는 인류 진보에 대한 해답

SSG블로그 에디터가 추천하는 ‘책장 속 문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5월의 화창한 어느 날,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제 3인류” 완간을 기념하여 방한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오랜 비행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우리 인터뷰 장소로 찾아온 그는 피곤한 내색 하나 없이 차분하지만 반가운 목소리로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그의 소설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친숙하고 반가운 느낌이었습니다. 조금은 어색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그는 우리와 함께 잠시 인터뷰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된 카메라 앞으로 향했는데요. 상상력 넘치는 그가 어떤 대답과 어떤 인사이트를 우리에게 전달해줄까요?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그를 위해 조명과 에어컨을 조절하며 그렇게 인터뷰는 시작되었습니다.

 


|[SSG블로그 인터뷰]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DAILY MOMENT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더 사랑받는 프랑스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데뷔작인 개미 3부작부터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작가이고,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프랑스 작가입니다. 치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인간 본연의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이를 완성하는 특유의 상상력 등 그를 수식하는 말은 참 많습니다. 2013년 10월 첫 출간되어 최근 완간된 <제3인류> 속에도 이러한 그의 특징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SSG블로그에서는 <제3인류> 완간과 함께 내한한 베르베르와의 특별한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베르베르와의 인터뷰와 그의 신간 <제3인류> 속에서 20년 넘도록 우리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찾아볼까 합니다.

 

다음 세대에 대한 베르베르의 상상력 <제3인류>





이 이야기는 절대적인 시간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간 속에서 펼쳐진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당신이 이 소설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의 오늘이다.

 

<제3인류>의 첫 장에 적힌 문구입니다. 베르베르는 상대적인 시간을 독자에게 던지면서 독자 각각은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소설을 펼칩니다. 이러한 장치 속에서 <제3인류>는 우리의 현실적 문제를 긴 동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판타지적 요소로 채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남극대륙에서 17미터의 거인 호모 기간티스를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바로 제1인류이죠. 이러한 과거의 인류를 발견한 것은 현재의 우리인 제2인류입니다. 제2인류가 살아가는 가이아는 인류에 의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초소형 인류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우리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제3인류 에마슈에 의해 우리는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6권이나 되는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흥미진진한 구성 덕분에 <제3인류> 독자들은 마치 미드 다음 시즌을 기다리듯 이 소설을 완결을 기다려 왔습니다. 소설은 현재의 인간과 지구(가이아)의 관점이 반복되면서 고통받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진화라고 부르는 것들이 과연 옳은 것인지, 우리는 진화는 어떠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베르베르가 구성한 새로운 세계, 칠각 체스판





베르베르는 우리 세계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칠각형의 체스판에 담아 비유합니다. 체스나 바둑은 스스로 어떤 수를 두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죠. 결국 지구라는 세계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임을 나타낸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선택한 진화의 방향이 성공으로 끝날 수 있을지에 대한 소설의 질문을 상징한다 할 수 있습니다. 칠각 체스판을 구성하는 것은 백색(자본주의자), 녹색(종교적 광신자), 청색(로봇 친화적인 기계주의자), 흑색(우주선 우주 나비 2호 탑승자), 황색(수명연장을 꿈꾸는 자), 적색(여성주의자), 연보라색(초소형 인간 에마슈)입니다. 그리고, 숨겨진 여덟 번째 경기자는 바로 지구(가이아)입니다. 베르베르는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인용해 문명의 절정에 선 구성원들은 세기말적 모습을 묘사합니다. 지금의 우리 세계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백과사전: 한 문명의 절정

우리는 다음과 같은 때에 한 문명이 절정(꼭대기, 그러나 성정과정이 뒤집어지는 때)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정치가들은 국가의 이익을 내세우며 자유를 제한한다.」

「언론인들은 자기네 개인적인 의견을 내세우며 진실을 감춘다.」

「정교인들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내세우며 개인들 사이에 사랑이 번지는 것을 방해한다.」

……

 

앞서 <제3인류>를 하나의 동화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러한 지점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가이아가 의식이 있는 존재로 등장해 주인공인 다비드 웰즈와 소통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지구가 바로 나야!」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라요」

「이후에 나는 수정이 되겠지.」

「침투 과정에서 파괴되지 않아야 말이죠」

「나는 살아남을 거야.」

……

「이젠 기다리는 게 지긋지긋해. 46억 년이면 충분해. 즉시 에마슈 여왕을 만나 수정 가능한 소행성을 찾아내어 데려오는 임무를 준비하라고 설득해야 해. 그러지 않으면……」

「그러지 않으면요?」

「그러지 않으면 너희들이 하는 전쟁 따위는 불쾌한 거억 쯤으로 여겨질 만큼 대규모 화산 불출과 쓰나미, 태풍, 지진을 안겨주겠어.

 

인격화된 지구(가이아)는 인류가 지금과 같이 파괴적인 선택을 해나간다면 칠각 체스판 속 모두가 파멸로 끝날 것이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바로 작자인 베르베르가 독자에게 전하고픈 메시지이죠.

 

 

인류는 어떻게 진보할 수 있을까

전쟁이 끊이지 않고, 수많은 혐오범죄가 일어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신은 존재하는 것일까 생각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 속에서 신의 영역에 인간을 두고, 인간의 선택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루는 긴 서사를 통해 베르베르는 인간의 선택이 만들어낸 참혹한 결과를 보여주지만, 베르베르는 결코 어두운 미래를 예상하지 않습니다. 끝없이 싸우고 대립하는 진영 간의 싸움 속에서도 한국인 고고학자인 히파티아 김은 인류가 아닌 지구의 관점에서 모든 종족과 행성이 조화를 이루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인류의 진보이고, 새로운 시작이죠.

 

베르베르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SF(과학 소설)적인 환경으로 진입했기 때문에 새로운 윤리가 필요하다며, AI가 등장한다면 이를 다루는 인간 윤리가 중요하고, 선과 악은 끊임없이 대결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인간의 문제인 것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인류를 통렬하고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전합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결정의 우리의 손에 넘기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인류와 미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우리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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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BLOG INTERVIEW #003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일상에 상상력을 더하다
#SSG인터뷰


SSGBLOG X 베르나르 베르베르, DAILY MOMENT


한계를 모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일상에 상상력을 더하다.

영상 공개 기념 이벤트에 참여하시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친필사인이 담긴 <제3인류> 전권(6권)을 선물로 받아가세요!